“실업급여 지급 기간 끝나면 뭐 먹고 살아야 하는지…”
30일 서울 신촌역 부근에서 만난 자영업자 최성희 씨(45)의 모습에서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식당 개업과 동시에 직원으로 일한지 벌써 8년. 자신의 가게라고 생각하면서 평생 근무하겠다는 다짐으로 일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식당이 폐업했다.
김 씨는 “한 순간에 일자리를 잃어버린 슬픔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며 “사장님하고 정말 가족 같이 지냈는데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코로나19 등 악재로 인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번화가 중 하나인 신촌역 인근이 기피 상권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비절벽 현실화로 소득이 거의 없는 생활이 지속되면서 상인들 대부분이 폐업하거나 고통 속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찾은 신촌 일대는 건물 곳곳에 ‘임대문의’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상인들은 대부분 의욕을 잃은 듯했다.
신촌역 일대는 주요 대학이 밀집해 있고 각종 행사 등 문화생활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활기가 넘치던 곳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음식점과 카페 등 소상공인들은 끝 모를 침체의 늪에 빠졌다.
갈비집 운영하는 박모 씨는 “식사시간에는 남는 자리가 없어 줄이 길게 섰을 정도로 작년에는 손님이 많았다”며 “코로나 이후로 손님이 너무 많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매출이 너무 안 나오니 대신 월세를 내줄 세입자를 구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매출로 월세를 감당할 수 없지만 계약기간이 있어 장사를 당장 접지도 못하는 것이다.
박 씨는 “높은 임대료 때문에 임차인 찾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라며 “게다가 장사도 안 되는 곳에 들어오려고 하는 사람이 있을 리 없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인근 상인들도 활력을 잃은 건 마찬가지다.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남성은 “원래 이곳은 싼 가격과 최신 유행하는 옷이 많아서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곳이었다”며 “지금은 다른 지역 사람들은커녕 근처에 사는 사람들도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200m 떨어진 곳에 학생들이 많이 찾는 분식집이 있었는데 비대면 수업으로 손님이 없어서인지 문을 닫아버렸다”고 귀띔했다.
이대 인근에서 자취하는 대학생 한모 씨(24)는 “학교 근처 나와 보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산하다는 느낌만 들었는데 이제는 가게들이 아예 문을 닫고 있다”라며 “단골 식당들이 없어지니까 씁쓸한 기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정부는 추경예산 등 3조원 규모를 활용해 영세 자영업자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앞서 언급처럼 사실상 올해 매출이 통으로 날아간 이들에게는 너무나 미력한 수준이다.
OECD가 발표한 각국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율을 비교해 보면 2018년 기준 한국은 25.1% 수준이다.
미국이 6.3%로 가장 낮았고, 노르웨이 6.5%, 호주 9.6%, 독일 9.9%, 일본 10.3% 수준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고, 이로 인해 타격이 누적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연쇄 도산에 이르게 될 경우, 경제와 사회 전반에 큰 충격과 혼란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50만개 이상의 사업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다"라며 "강화된 방역 조치로 소상공인들의 손실과 피해는 눈덩이 불어나듯 늘어나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psj@wikileaks-kr.org
October 31, 2020 at 04:42AM
https://ift.tt/2HPP4Vk
[현장르포] “살아날 구멍이 없습니다”…코로나가 몰고 온 '일자리 지옥' - 위키리크스한국
https://ift.tt/30FYjyU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현장르포] “살아날 구멍이 없습니다”…코로나가 몰고 온 '일자리 지옥' - 위키리크스한국"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