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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랑賞 30년… 늘 '진실하라'던 아버지 말씀 지켜온 것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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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22 05:00

'이해랑연극상' 오늘 시상식

"여럿이 합심해 만드는 예술이라, 연극인들은 다른 장르보다 서로 더 끈끈한 것 같아요. 그 정(情)이 이해랑연극상을 지켜온 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연극의 거목 이해랑(李海浪·1916~1989) 선생의 리얼리즘 연극 정신을 기리는 이해랑연극상이 올해로 30회를 맞는다. 22일 시상식을 앞두고 만난 선생의 장남 이방주(77) 이해랑연극재단 이사장은 "여러 어려움 가운데 무대를 지키며 이 상을 소중히 여겨준 연극인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이해랑 선생의 장남 이방주 이사장.
이해랑 선생의 장남 이방주 이사장. 왼쪽 그림은 문화부가 1991년 12월 이해랑을 '이달의 문화 인물'로 선정했을 때 포스터다. /이진한 기자
이해랑상 제정 논의는 1989년 4월 8일 선생 별세 직후 시작됐다. "상(喪) 중에 김동원, 차범석, 임영웅, 유민영, 손숙 선생 등이 고인을 기념하는 사업 얘기를 꺼내셨어요. 부의금에 저희 5남매가 형편에 맞게 보태 재단을 만들었지요. 사업하는 둘째가 제일 많이 부담했고요." 2주기인 1991년 4월 8일 1회 시상식을 열었고, 4회째부터 조선일보와 공동 주최했다. 1996년 어머니 김천혜 여사가 별세한 뒤 제2대 재단 이사장을 맡아 이끌어온 그는, 유고집 '허상의 진실'(1991)과 '이해랑 평전'(1999), '한국 연극의 거인 이해랑'(2016)을 펴냈다. 2008년엔 선생이 20여 년 가르친 동국대에 '이해랑예술극장'을 개관했다. 국내 최초로 연극인 이름 석 자에 헌정된 공연장. 이때도 둘째 이민주(72)씨가 비용을 전담했다. 연극상 10주년 기념공연 '세 자매'(2000)에 이어, 이해랑 탄생 100주년이던 2016년엔 고인이 아꼈던 연극 '햄릿'을 역대 수상자 12명이 참여해 무대에 올렸다. "개막 사흘 만에 27회 공연이 전 석 매진됐지요."

그는 "선친은 '공부 열심히 하라'는 훈계를 하신 기억은 없으나, '사람은 진실해야 한다'는 말씀은 여러 번 하셨다"고 회고했다. 살림이 넉넉할 순 없었다. 서울 서촌의 재단 사무실엔 어머니가 쓰던 '싱어 미싱'이 아직도 놓여 있다. 어머니는 도쿄 유학 시절 연극 의상 담당으로 이해랑을 만났고, 화신백화점 디자이너로도 일했다. 살림에 보태려 종각 근처에 양장점도 열었다. "이 미싱으로 옷을 만들어 옷가게에 넘기셨던 기억이 나요."

부친의 작품은 거의 다 봤다. "김동원 선생 등과 국립극단 전속 단체로 설립한 극단 '신협'에 애착이 크셨어요. 1963년 신협 재건 작품으로 차범석 작 '갈매기떼'를 국립극장에 올릴 때 가장 기뻐하셨지요." 이방주 이사장은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산업개발 부회장 등을 지낸 경 영인 출신. "해외 출장 때 맥주 안주로 캐비아나 가쓰오부시를 사다 드리면 참으로 기뻐하셨지요."

그는 "초·중·고교에서 연극을 가르칠 때가 됐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 뜨는 한류, K컬처의 바탕에 우리 연극이 있어요. 어려서 연극을 접하면 아이들 정서와 자기 개발에 큰 도움이 되죠. 음악·미술 교사처럼 학교마다 연극 교사가 있어야 합니다."




June 22, 2020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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